제값 받아 좋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아
안동시 풍산읍 죽전리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손병규(56)·진희영(48) 부부는 사과 수확이 끝나고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들어 온 주문량을 택배로 보내기 위한 박스작업을 시작한다. 선별과정을 거쳐 한 주 동안 들어 온 50∼60개 박스 작업을 정성껏 하다보면 오전이 훌쩍 지난다. 포장된 사과는 오후 3시쯤 우체국에서 가지러 오거나 물량이 많을 경우 화물차로 직접 우체국까지 운반해 택배로 보낸다.
이들 부부는 ‘사과공주’라는 브랜드로 지난 2011년부터 전자상거래법에 의한 통산판매업을 등록하고 인터넷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단골고객들은 모바일을 통해서 들어오는 주문도 적지 않다.
최근 생산된 부사의 경우 10㎏들이 한 상자 당 4만3천원에서 3만5천원을 받고, 5㎏들이는 2만5천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안동시농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되는 20㎏들이 한상자당 평균 가격이 3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포장비와 택배비를 제외하고도 30% 이상 수익이 늘어난 수치다. 올가을 들어서만 2천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연간 5천만 원 이상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룡면 이상리로 귀농한 새내기 농부 이선영(32) 씨 부부도 안동의 특산물인 산약을 직접 재배해 ‘태왕농산’이라는 브랜드로 인터넷 판매를 하고 있다. 최근 산약 수확이 끝나고 매달 100건 이상의 주문이 쏟아지며, 월 4백만원 남짓한 알짜 수익을 올리고 있다.
5년 전 학가산 아래 천주마을로 귀농해 재래 토종닭을 방사해 키우고 있는 모미농원(김모미, 53세)도 매출이 쏠쏠하다. 5천㎡ 산속에 방사해 놓은 토종닭들이 매일 400개 남짓한 유정란을 낳고 개당 6백원에 판매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물량이 달릴 정도이다. 한방 토종닭 백숙을 집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들어 인터넷 직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중간 유통비용이 줄면서 농가는 제값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도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농가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이나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영농의 생생한 현장을 이미지로 선보이며 신뢰감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에 의해 안동시에 등록된 통신판매업체는 모두 1,134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과, 산약, 우슬 등 농산물 판매 사이트는 4백 개가 조금 넘는다.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인터넷이나 통신 등을 통해 판매에 나서고 있는 농가도 250여 개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나아지면서 갈수록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직거래에 나서는 농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안동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에 의한 통신판매업은 인터넷 도메인을 확보해 사업자등록증과 함께 농협이나 국민은행에서 발행한 구매안전서비스이용확인증을 구비해 제출하면 간단하게 등록할 수 있다”며 “농민들이 어렵게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처 일자리경제과 ☎ 054-840-5303
사과공주(풍산읍 죽전리) 진희영 010/2297/4383
태왕농산(와룡면 이상리) 이선영 010/3738/5869
모미농원(서후면 자품리) 김모미 010/3533/4321
<자료정리 안동시 공보전산실 054-840-6061>
경북 신명석 기자